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 학·석사, 캐나다 워털루대 기계공학 박사,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국회 제4차산업혁명포럼 ICT신기술위원회 위원장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 학·석사, 캐나다 워털루대 기계공학 박사,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국회 제4차산업혁명포럼 ICT신기술위원회 위원장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스마트폰은 ‘뇌에 꽂는 휴대용 저장장치’입니다. 그걸 뇌에 연결한 채 살아가는 인류를 우리는 포노 사피엔스라 부르고요.”

10월 29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의 특징을 묻자 “뇌 용량이 엄청나게 큰 신인류”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스마트폰의 등장이 인류에게 준 영향을 집중적으로 탐구해온 전문가다. 그의 저서 ‘포노 사피엔스’는 지난해 출판과 동시에 베스트 셀러가 됐다. 최 교수는 스마트폰에 열광하며 자발적으로 진화한 포노 사피엔스가 기존 소비 형태를 완전히 바꿔놨으며,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인류 출현’이라고 할 만큼 스마트폰의 파급력이 컸다고 보나.
“은행 점포가 이렇게 빨리 줄어들 줄 누가 알았나. 대형 백화점·마트가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지상파 방송보다 유튜브 콘텐츠를 더 자주 보는 날이 올지 누가 예상했나. 원인은 하나,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집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대출받고, 생필품을 주문하고, 유튜브를 시청한다. 불과 10여 년 사이 바뀐 세상의 모습이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날까.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인 40억 명이 스마트폰 사용자다. 이미 스마트폰 이전 시대와는 소비 형태가 완전히 달라졌고, 기업은 앞다퉈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잠재적 신규 수요자 40억 명이 남았다. 한국도 2018년부터 ‘1인 1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의 편리가 사유할 틈을 주지 않아 뇌를 멍청하게 만든다는 부정론도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요즘 포노 사피엔스는 젊고 영리하다.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양질의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고, 다른 데서 수집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유용한 정보를 보관하고 또 꺼내 쓰기 위해 USB 등의 휴대용 저장장치를 노트북에 연결하는 것처럼 말이다. 스마트폰은 뇌에 연결하는 일종의 보조 저장장치다. 포노 사피엔스는 전보다 박식해졌다.”

포노 사피엔스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생각의 개인화를 들 수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정보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기에 원하는 내용 위주로 섭취한다.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생각과 주장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 눈에는 이기적으로 비칠 듯하다.
“포노 사피엔스는 ‘자발적으로’ 탄생한 인류다. 애플이 2007년 첫 번째 스마트폰(아이폰)을 내놓은 이후, 이 신문물에 열광하고 스스로 스마트폰 생태계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소비 방식을 바꿔나간 건 우리 자신이다. 이런 자발적인 진화는 힘이 강하다.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주머니 속에 스마트폰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포노 사피엔스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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