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 블룸버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 블룸버그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페이스북은 5월 19일(현지시각) 중소기업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 ‘페이스북 숍스(Facebook Shops)’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 내부에서 중소기업이 상품을 홍보하고, 이용자는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등 페이스북이 보유한 각종 앱을 통해 배송을 추적하거나 해당 기업 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표방한다. 기존에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상품을 홍보하는 기업은 많았다. 하지만 외부 구매 링크를 걸어 판매 페이지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는 것을 보고 이 계획에 속도를 냈다”고 5월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SNS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서비스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광고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가 페이스북 앱에서 온라인 상점을 둘러보거나 물건을 구매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관심 있을 만한 다른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했다.

소비자는 페이스북 숍스에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게 된다. 또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화장품 등을 가상으로 써보거나 방에 가구가 배치된 모습을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나아가 홈쇼핑 방송처럼 실시간 쇼핑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에도 이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숍스 도입으로 페이스북이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고 FT는 봤다. FT는 “26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페이스북 숍스를 통해 온라인 상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아마존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저커버그 CEO는 FT와 인터뷰에서 “아마존을 모방하지 않을 것”이라며 “‘쇼피파이(Shopify)’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쇼피파이를 비롯해 카페24·빅커머스·우커머스·채널어드바이저·세드커머스·티엔다누베·피도노믹스 등이 페이스북 숍스 협력사로 참여해 페이스북과 전자상거래 전략을 구상한다. 아마존에 대항하는 거대 ‘페이스북 숍스 사단’이 꾸려지는 것. 페이스북이 SNS를 넘어 전자상거래와 결제 기능까지 갖춘 플랫폼, 즉 ‘슈퍼 앱(super app)’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을 비롯해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30억 명에 이르는 패밀리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익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 지분 투자에 이어 페이스북 숍스까지 도입하면서 슈퍼 앱을 구축하려는 페이스북의 계획이 빠르게 현실화하는 중”이라고 봤다.


페이스북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 ‘페이스북 숍스’. 사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온라인 쇼핑 서비스 ‘페이스북 숍스’. 사진 페이스북

코로나19 탓에 전 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는 가운데 ‘비대면’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고속 성장 중이다. 이에 코로나19를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기업 움직임이 이어졌다. 구글은 온라인 쇼핑 서비스 ‘구글 쇼핑’에서 판매자가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상품을 올릴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이전까지 광고비를 낸 판매자의 상품만 구글 쇼핑 이용자에게 노출됐다. 국내 최대 유통 대기업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선보였다.

저커버그 CEO는 “장기적으로 식당이 페이스북 숍스에 입점하고 음식 배달 기능까지 제공하면 좋을 것으로 본다”라고도 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는 코로나19 사태에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미국의 주요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는 올해 1분기 주문이 47억 건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7%나 뛰었고, ‘그럽허브’의 1분기 고객 수는 54% 늘었다.


plus point

‘슈퍼 앱(super app)’ 성공 사례는 中 위챗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의 쇼핑몰 페이지. 사진 위챗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의 쇼핑몰 페이지. 사진 위챗

‘슈퍼 앱’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앱을 말한다. 보통 채팅, 송금, 결제, 배달, 차량 호출 등의 기능 중 복수의 기능을 제공한다.

전 세계를 장악한 슈퍼 앱은 현재까지 없다. 다만 지역별로 슈퍼 앱 지위에 오른 앱이 몇몇 있다. 중국의 위챗과 알리페이, 싱가포르의 그렙, 인도네시아의 고젝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카카오톡과 네이버가 슈퍼 앱 전략을 추진한다. 슈퍼 앱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는 위챗이다. 위챗은 2011년 메신저 앱으로 출시됐다. 모바일 일상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콘텐츠, 게임, 모바일 결제,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0억 명 이상으로 중국 인구 3분의 2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13억 인구 대국(大國) 인도의 슈퍼 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4월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의 지분 9.99%를 57억달러(약 7조389억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통신 가입자 3억8800만 명을 보유한 인도 1위 통신사다. 인도 1위 메신저 왓츠앱을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도 1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가 손잡자 외신은 “중국의 위챗처럼 통신, 금융, 결제를 모두 해결하는 슈퍼 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페이스북은 지분 매입에 대해 “왓츠앱과 릴라이언스 지오의 온라인 장터 ‘지오마트’를 연결해 인도 6000만 소상공인의 온라인 거래를 돕겠다”고 밝혔다.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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