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서강대 경제학과, 미 로체스터대 MBA 사진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서강대 경제학과, 미 로체스터대 MBA 사진 한국투자증권

“4분기로 접어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연말쯤으로 봐도 되겠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6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 시점을 이르면 올해 4분기 말로 예측했다. 디램(DRAM)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 문제가 올 연말에 해결될 것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년 2분기(4~6월) 이후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6~9개월가량 선반영되는 주가의 특성상 연말쯤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유 센터장의 분석이다.

유 센터장은 미국 주도로 한국, 대만, 일본이 참여하는 ‘칩포(Chip4) 동맹’이 미국이 한국을 대신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견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메모리 분야에서 미국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과점체제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유 센터장과 일문일답.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 삼성전자 본사. 사진 뉴스1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 삼성전자 본사. 사진 뉴스1

올해 남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어떻게 전망하나. 혹시 예상 지수 범위(밴드)가 있다면.
“하반기 코스피지수 범위는 2200~ 2660으로 전망한다. 이 밴드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반기에 이 범위를 넘어 치고 올라가는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굳이 3분기와 4분기를 나눠서 생각해보면 4분기 지수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왜 4분기가 더 좋다고 보나.
“4분기에는 미국의 물가 수준이 조금 더 떨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해 조금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이후에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IT 분야를 오래 분석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실적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계속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의 주력 제품인 디램과 낸드 플래시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이미 이런 상황을 반영한 상태다. 지금은 실적 컨센서스(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주가 반등 시기는 언제인가.
“이르면 올해 4분기, 연말쯤이다. 내년 2분기(4~6월)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상황이 개선될 것이다. 그런데 주가는 이런 업황 개선을 먼저 반영한다. 아무리 못해도 3개월, 길게는 6개월이나 9개월가량 먼저 반영한다. 이렇게 보면 연말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반등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부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1위 대만 TSMC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
“시간이 가면 TSMC와 격차가 점점 좁혀질 것이다. 어차피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공정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과점체제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얼마나 격차를 줄이느냐의 문제인데,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따라잡을 수 있다.”

‘칩4 동맹’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본다. 미국이 칩4 동맹을 하려는 이유는 자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보호하고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3대 디램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 세 곳의 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칩4 동맹이다. 우리는 사실 중국을 견제할 힘이 없는데 미국이 알아서 중국 기업들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기술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니 중국 기업들의 디램 제조 분야가 멈춘 상태다. 칩4 동맹은 마이크론과 국내 기업들의 과점체제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재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유럽 경제 상황 악화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겨울에 접어들면서 난방용 에너지가 더 필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와 달러 이외의 통화 약세 등도 유발될 수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언제쯤 안정될까.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일단 지금 당장 환율이 낮아질 만한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국내 요인으로는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어 유입되는 달러가 줄어드는 것이 환율이 높게 유지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달러 외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유럽 경기 악화로 유로화 가치가 크게 낮아졌다. 주요국 통화가 약해지면 신흥국 통화인 원화도 함께 약해진다. 환율은 달러에 대한 상대적 가치이기에 달러가 다른 국가 통화에 비해 강해지는 것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것이다.”

환율이 높으면 소위 환율효과로 국내 수출 기업에는 좋은 영향도 있는 것 아닌가.
“꼭 그렇지 않다. 모든 조건이 같을 때는 환율이 높을수록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 그러나 보통 달러가 강세일 경우,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을 때다. 원화 가치가 낮아져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생길 수 있지만, 경기 불황으로 수출 물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지금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내 투자자에게 추천할 만한 미국 기업이 있다면.
“애플이다. 시장 지배력이 확고하게 강하다. 브랜드 파워와 고객들의 로열티(충성도)에서 격차가 크다. 또 핵심 부품에 대한 경쟁력도 대단하다. 예를 들면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 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자체적으로 디자인하는데, 성능이 퀄컴이나 삼성의 칩보다 확실히 좋다.”

미래가 가장 불투명해 보이는 미국 기업이 있다면.
“메타(옛 페이스북)다. 메타의 비즈니스가 불투명해 보이는 것은 애플과도 연관이 있다. 아이폰은 미국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은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사용하면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메타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모아 적절한 광고를 제시하는 것이 주요 사업 모델이다. 애플이 이런 강력한 고객 보호 정책을 사용하면 메타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해용·정현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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