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쇼트 비디오 플랫폼 바이트와 틱톡 로고. 사진 블룸버그
왼쪽부터 쇼트 비디오 플랫폼 바이트와 틱톡 로고. 사진 블룸버그

중국 ‘틱톡’이 주도하는 ‘쇼트(short) 비디오’ 시장에 미국 구글, 트위터가 뛰어들었다. 틱톡은 ‘15초짜리 동영상’을 내세워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은 인기 애플리케이션(앱). 트위터는 6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바이트(byte)’를, 구글은 60초짜리 동영상 플랫폼 ‘탄지(Tangi)’를 내놓았다.

쇼트 비디오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인터넷에서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주는 사람), 연예인 등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짧고 굵은 동영상이 팬덤(열성 팬)을 타고 확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10~20대는 1분 미만의 동영상(37%)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명인이 올린 쇼트 비디오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비디오를 찍고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이에 틱톡과 경쟁하는 쇼트 비디오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바이트는 2012년 출시된 동영상 서비스 ‘바인(Vine)’의 후속작이다. 바인은 동영상 길이를 6초로 제한한 서비스인데 트위터는 2012년 말 바인을 인수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경쟁 서비스에 밀리면서 2016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자 서비스 이름을 바이트로 바꾸고 재출시했다.

바이트는 1월 25일(이하 현지시각) 출시와 동시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에 따르면 바이트는 출시한 지 이틀 만에 78만 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2월 8일 기준 다운로드 수는 130만 회 이상이다. 미국 앱스토어 기준 무료 앱 1위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바이트가 미국 정부로부터 안보 위협 의혹을 받는 틱톡의 라이벌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바이트에 올릴 수 있는 동영상 길이는 틱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밀도 높은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 여기다 바이트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바인의 공동 창업자이자 바이트 제작자인 돔 호프만은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우선 우리가 가진 자금을 이용해 콘텐츠 제작자와 광고 수익을 공유할 것”이라며 “조만간 수익 모델에 대해 자세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틱톡은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15억 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한 달에 한 번 이상 접속하는 이용자 수) 5억 명 이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자가 틱톡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 모델은 없다. 이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는 틱톡을 노래나 춤 등 끼를 발산해 대중에게 자신을 인식시키는 통로로 이용한다. 틱톡 사용자들은 틱톡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별도의 수익 모델을 찾는다.

애초 바인도 수익 모델이 없었다. 바인에서 900만 명의 팔로어를 가졌던 제리 퍼프드랭크는 2016년 뉴욕타임스(NYT)에 “내가 올린 동영상이 수백만 회 이상 재생됐지만, 바인은 단 1센트의 이익도 나눠주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테크크런치는 “틱톡, 스냅챗 등에서 인기를 얻는 수많은 콘텐츠 제작자는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유튜브로 몰려가곤 했다”며 “바이트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하기로 한 만큼 코미디언, 댄서 등을 유혹할 수 있는 장치를 갖췄다”고 분석했다.


구글 ‘탄지’로 맞불

구글이 1월 2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서비스 ‘탄지’는 60초 이하의 짧은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틱톡, 바이트와 차이점은 동영상의 성격이다. 틱톡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동영상은 ‘재미’를 추구한다.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웃기는 표정을 짓는 동영상이 대부분이다. 반면 탄지는 ‘학습’을 지향한다.

탄지의 동영상 카테고리는 크게 예술, 요리, DIY(Do It Yourself·직접 제작), 패션·뷰티, 라이프스타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눈꽃 공예 DIY, 아보카도 소스 만들기 같은 영상을 올릴 수 있다.


plus point

TV 속으로 들어온 쇼트 비디오
15분 분량 옴니버스 예능 등장

쇼트 비디오 방송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왼쪽부터 배우 이서진, 나영석 PD. 사진 tvN 캡처
쇼트 비디오 방송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 왼쪽부터 배우 이서진, 나영석 PD. 사진 tvN 캡처

“요즘 프로그램은 너무 길다고 생각했어요. 방송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TV만 보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1박 2일’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강식당’ 등 내놓은 프로그램마다 히트시킨 나영석 PD는 1월 10일 tvN 예능 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이하 금금밤)’ 제작 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금금밤’은 총 90분 분량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기존과 달리 각기 다른 소재를 다루는 15분짜리 프로그램 6개를 하나로 엮어 옴니버스 구성을 취했다.

‘금금밤’의 방송 소재는 스포츠, 과학, 미술, 여행, 요리, 공장 등 총 6개. 배우 이서진의 뉴욕 여행 이야기를 담은 ‘이서진의 뉴욕뉴욕’, 배우 이승기의 공장 체험을 볼 수 있는 ‘체험 삶의 공장’은 물론 가수 은지원·송민호, 개그우먼 장도연이 출연하는 ‘신기한 과학나라’ ‘신기한 미술나라’ 등으로 구성된다.

나영석 PD는 ‘금금밤’을 선보이기에 앞서 ‘아이슬란드 간 세끼’ ‘라끼남’을 통해 5~6분짜리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아이슬란드 간 세끼는 tvN '신서유기’의 일부로 5분 동안만 방송이 편성됐다. 지난해 9월 20일 첫 방송 이전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아이슬란드 간 세끼의 주인공인 이수근, 은지원이 “방송이 10시 40분에 시작해 45분에 끝난다. 다른 볼 일 보고 오면 끝난다”며 ‘5분 편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후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풀버전도 공개했다. 기존에도 하나의 프로그램에 여러 개의 코너를 담은 경우가 있었다. KBS의 ‘개그콘서트’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나영석 PD의 시도는 기존 프로그램의 답습이라기보다 유튜브에 익숙해진 시청자를 겨냥한 전략에 가깝다. 사람들은 유튜브, 네이버TV 등을 통해 10~15분 길이의 웹 드라마, 웹 예능을 본다. 이제는 TV 앞에서 영상을 보지 않고 출퇴근길이나 머리를 식힐 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TV 속으로 들어온 쇼트 비디오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금밤’은 첫 방송에서 2.9%의 시청률을 올렸지만 이후에는 2.8%에 그쳤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MBC ‘공부가 뭐니(3.7%)’,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3.6%)’, KBS2 ‘신상 출시 편스토랑(5.5%)’에 밀린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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