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8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8월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3.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 거래일보다 5.6원 올라 1달러당 1200원을 단숨에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은 것은 2017년 1월 11일(1201원)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12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다수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달러화를 활용한 재테크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화로 예·적금에 가입하면 정해진 금리와 함께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 예금에 가입할 때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이었다가 만기에 1300원이 되면 1달러당 100원의 환차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달러화로 가입할 수 있는 금융 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1│3개월만 넣어도 2% 금리…달러통장

달러화로 가장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은 은행 정기예금이다. 보통 ‘달러통장’으로 불리는 달러정기예금은 일정액의 달러를 사서 은행 통장에 넣어두면 만기에 이자도 함께 받을 수 있다.

달러정기예금에 가입하려 할 때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은행들이 만기가 짧을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보통 은행들은 원화 정기예금의 경우에는 만기가 길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데, 달러정기예금은 반대다. 예를 들어 한국씨티은행은 3개월 만기 달러정기예금에 연 2.10%의 금리를 제공하고 6개월 만기 달러정기예금에는 연 1.95%를, 1년 만기 달러정기예금에는 연 1.85%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도 3개월 만기 달러정기예금에 연 1.77%의 금리를 주지만 6개월 만기 달러정기예금에는 연 1.55%의 금리를 제공한다. 만기가 짧은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한 셈이다.

환차익도 달러정기예금의 장점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이 현재 팔고 있는 금리 연 1.89%짜리 ‘달러정기예금(만기 1년)’에 10만달러(원·달러 환율 1200원일 경우 약 1억2000만원)를 1년간 넣는다면 1년 후에는 원금 10만달러와 이자 1890달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1년 후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르면 10만1890달러는 약 1억3245만7000원이 된다. 이자와 환차익으로만 1245만7000원(수익률 10.3%)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환율 상승이 기대되는 시기에 달러통장에 가입하면 환차익 효과로 수익률이 크게 오르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달러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기예금처럼 돈을 만기까지 묶어두지 않고 원할 때 마음대로 입출금할 수 있으면서 연 2%의 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SC제일은행이 판매 중인 ‘초이스외화보통예금’은 수시 입출식 예금인데 9월 30일까지 가입하면 3개월 동안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의 달러정기예금을 보유하지 않은 개인 고객 또는 원화 정기예·적금의 만기 고객이면 가입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총잔액은 7월 말 기준 390억6677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1%(15억4704만달러·약 1조88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2│4%대 금리 주는 달러 신종자본증권

달러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달러 신종자본증권이다. 달러 신종자본증권은 국내 은행이나 대기업이 해외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로 발행하는데, 만기가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5년까지 다양하다. 지난 6월 KB국민은행은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4.35%의 금리로 발행했다. 단 달러 신종자본증권은 금융회사나 대기업이 발행할 때만 투자할 수 있어 늘 가입할 수 있는 달러예금과는 다르다. 이자는 3개월 또는 6개월에 한 번씩 지급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금리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관심을 두는 상품이지만 은행이나 대기업에서 발행하는 물량이 제한적이라 신종자본증권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발행하는 물량이 있는지 계속 살펴보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달러 주가연계증권(ELS)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 상품 중 하나다. ELS는 S&P500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 연계된 주가지수가 특정 범위 내에서만 움직일 때 약속한 이자를 주는 금융 상품이다. 현재 달러화 ELS는 4%대 후반에서 5%대 중반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원화 ELS보다 1~1.5%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3│보험료 2% 보너스로 주는 달러보험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달러화 투자를 생각한다면, 달러보험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달러보험은 고객이 달러화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달러화로 받는 보험을 말한다. 보험회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미국 장기 국채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고 만기에 확정된 이율을 제공한다.

달러보험은 저축보험, 연금보험, 종신보험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특히 5~10년 만기로 확정금리를 주는 달러연금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1년(2018년 7월~2019년 7월) 동안 판매된 달러보험은 5만 건에 달했다. 2003년 9월 달러보험이 첫 출시돼 지금까지 14만600건이 판매됐는데 이 중 35.5%가 최근 1년 동안 판매된 것이다.

원희정 금감원 상시감시팀 팀장은 “최근 들어 국내 금리가 낮고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이 지속하면서 많은 사람이 달러보험에 가입하고 있다”고 했다.

주요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달러연금보험은 연 2%대 후반의 금리를 제공한다. AIA생명은 10년 만기에 연 2.69%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ABL생명, 오렌지라이프, 하나생명 등 달러보험을 팔고 있는 다른 보험사들도 비슷한 금리를 주고 있다.

달러보험은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메트라이프생명이 판매하는 ‘원화 내고 달러 모아 저축보험’은 가입자가 원화로 보험료를 내면 자동으로 달러로 환전(수수료 1달러당 2원)돼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다. 다른 달러보험들은 가입자가 달러로 환전해서 보험료를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ABL생명에서 판매하는 ‘보너스 주는 달러연금보험’은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는 고객에게 보너스를 얹어주는 상품이다. 현재 10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는 상품의 금리가 연 2.71%다. 연금보험 가입자는 10년 후에 확정이자를 포함한 보험금을 한 번에 받거나 60세 등 가입자가 정한 시기부터 매달 연금 형태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돈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이자와는 별도로 전체 납입 보험료의 2%를 보너스로 준다. 매달 500달러씩 10년간 6만달러를 냈다면 2%인 1200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한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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