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근호 영남대 공업화학 학사, 영남대 경영 명예박사, 미 컬럼비아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전 삼성생명 상무 /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이 11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에이플러스에셋타워 집무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곽근호
영남대 공업화학 학사, 영남대 경영 명예박사, 미 컬럼비아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전 삼성생명 상무 /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이 11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에이플러스에셋타워 집무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11월 20일 한국 금융 업계에는 ‘사상 최초’ 타이틀이 하나 더 붙었다. 이날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 업계 최초로 에이플러스에셋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것. 보험회사가 아닌, 보험회사 상품을 판매하는 GA가 투자자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아 증시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과당 영업 경쟁의 원흉이라는 질타를 받는 등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던 GA 업계가 양지로 힘차게 비상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2019년 매출액 2693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을 기록하고, 설계사 약 4300명, 고객 약 109만 명, 계약 약 188만 건을 보유한 GA 업계 선두주자다. 최근 5년간 매출은 연평균 7.7%, 영업이익은 연평균 38.6% 증가할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까지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 회사의 불완전판매비율(보험 신계약 중 설계사의 잘못된 상품 설명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비율)은 생명보험 상품이 0.12%, 손해보험 상품은 0.03%를 기록, 업계 평균보다 세 배 이상 낮았다. 그만큼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조선’은 11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에이플러스에셋타워에서 곽근호(64)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을 만나 증시 상장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곽 회장은 1982년 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 입사 후 평생을 관련 업계에 몸담았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경영진단팀에 파견돼 근무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경영진단팀에서 보험뿐 아니라 증권·카드·자산운용 등 삼성그룹 내 금융 계열사를 폭넓게 담당한 경험이 2007년 에이플러스에셋 창업의 자양분이 됐다고 한다.

곽 회장은 인터뷰 시작 직전 “착한 사람이 이긴다”라고 말하며 동명의 저서(2019년 발행)를 건넸다. 그는 “가전 업계의 하이마트처럼 다양한 보험회사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GA가 소비자에게는 더 유리하다”며 “소속 설계사들에게 계약 수당이 작아지는 걸 기꺼이 감수하고 정직히 영업에 임하고, 제대로 된 상품을 팔면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늘어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한다. 이게 바로 ‘착한 보험’”이라고 했다.

곽 회장의 벤치마킹 대상은 미국 정보기술(IT) 공룡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금융·헬스케어·식료품·물류·패션 등 고객의 삶을 아우르는 토털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는 “상장을 계기로 보험의 영역을 넘어 헬스케어와 실버케어 등을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곽 회장과 일문일답.


증시 상장 이유는.
“해외는 보험 상품 개발 주체와 판매사가 나뉜 ‘제판 분리’ 제도가 완전히 자리 잡고 있어 GA의 위상이 높다. GA 고객은 어느 회사 상품이 본인에게 잘 맞고 보험료가 저렴한지를 비교해보고 최적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보험 설계사 비중은 보험회사 소속이 40%, GA 소속이 60%인데 앞으로 제판 분리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GA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 증시 상장이 GA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GA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데.
“오해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1990년대 국내 보험회사들은 치명적 질병 보험(CI 보험)을 많이 팔았다. CI 보험은 4대 질병인 암, 뇌 질환, 심장 질환, 치매를 집중적으로 보장하는데, 보험회사마다 보장되는 질병 종류가 달랐다. 뇌 질환만 해도 뇌경색, 뇌출혈 등 많은 종류의 질병이 있다. 고객들은 CI 보험에 가입하면 모든 뇌 질환은 커버되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질병에 걸리고 나서야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경우도 많았다. 한 회사 상품만 보고 막연히 가입했기 때문이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해 보고 질병마다 보장 여부를 따져본 후 가입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GA가 바로 이런 역할을 한다. GA를 통해 생명·손해보험사 등 여러 보험회사 상품을 비교해 보면 고객에게 유리한 계약이 가능하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소비자 만족도가 수치로 증명되나.
“그렇다. 에이플러스에셋의 13회차 보험 계약 유지율(보험 계약 건수 중 가입 13개월 후 보험료를 계속 납입하는 건수의 비중)은 일반 보험회사보다 6~9%포인트 정도 높다. 계약 전 상품 설명이 더 잘 이뤄져 계약 해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또 일본의 경우 대형 3사의 13회차 보험 계약 유지율은 96%인데 한국은 83%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소비자가 상품 내용을 모르고 회사만 보거나 지인 소개로 무턱대고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GA의 위상을 강화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결국 영업 조직인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비자의 요구대로 꼭 필요한 상품을 소개하고 가입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은 소득이 좀 적더라도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팔아야 오래간다는 점을 설계사들에게 매번 강조한다. 이른바 ‘보험 아줌마’라는 비아냥거림 등 한국에서 보험에 대한 인식은 과히 좋지 않은데, 영업 현장에서 소명 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마존이 롤모델이라고 했는데.
“그렇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금융·헬스케어·식료품·물류·패션 등 고객의 삶을 아우르는 토털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자회사가 6개다. 부동산, 헬스케어, 상조, 자산운용사, 플랫폼 기술개발사 등이다. 아마존 주요 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앞으로는 시스템적으로 작동하는 게 중요해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할 계획이다. 자회사 ‘파인랩’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고객의 출생에서 사망 후까지 삶의 전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 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보험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대세 아닌가.
“그렇지 않다. 최근 대면 가입 비중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비대면 가입 비중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계없이 소비자가 직접 만나서 계약하는 걸 점점 더 꺼린다. 에이플러스에셋도 매출의 절반 이상이 비대면에서 나온다.”

정부와 금융 당국에 대한 건의 사항은.
“제도적으로 GA에 불리한 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제판 분리의 경우 일반 보험회사들이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와 금융 당국 관계자들이 GA의 효용과 미래 가치를 더 잘 봐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처럼 보험 상품도 있는 그대로 순위를 공개해야 한다. 업계가 협의해서 이를 위한 기준 같은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중요한 사실은 정보를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폐쇄적인 영업 형태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는 영업으로 계속 성과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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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 보험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보험 상품을 전담 판매하는 회사. 보험 영업을 담당하는 설계사들이 소속된 일종의 대형 대리점 형태다. 특정 회사의 보험이 아닌 대부분 생명·손해보험사 상품을 취급해 ‘보험 백화점’으로 불린다. 현재 국내 약 25만 명의 설계사가 GA 소속이며 이는 일반 보험회사 소속 설계사 수를 넘어선 것이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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