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정부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11월 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정부의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에서 재확산해 유럽 각국이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하자 각지에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재봉쇄에 시민들은 소비 위축과 방역 피로감 등을 이유로 강하게 항의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으며 ‘제2차 대유행’을 맞았다. AFP통신은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00만 명, 사망자는 28만4000명을 넘어섰다고 11월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러시아로 167만3000명에 달하며 프랑스(146만6000명)·스페인(124만600명)·영국(105만3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국장은 10월 29일 유럽 보건장관들과의 긴급회의에서 “유럽이 다시 한 번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고 말했다. 클루게 국장은 “바이러스가 고연령층으로 퍼지면서 사망자가 1주일 만에 32% 증가했다”며 각국 정부에 비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각국 정부는 발 빠르게 비필수 업종과 식당 등의 영업을 중단하며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세계에서 9번째로 100만 명을 넘긴 영국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11월 5일부터 4주간 잉글랜드 전역에 지난 3월에 이은 2차 봉쇄 조치를 내리겠다고 10월 31일 발표했다.

프랑스 역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5만 명대로 최고치를 기록하자, 3월에 이어 10월 30일부터 한 달간 전국 봉쇄를 실시하고 있다.

독일·벨기에·오스트리아도 부분 봉쇄 조치를 단행했으며, 이탈리아는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6시로 제한하는 등 봉쇄에 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유럽 각국 정부가 2차 봉쇄 조치에 들어가자 시민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10월 30일 밤 정부의 제한 조치에 반발한 시위대가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지에서도 시위대가 거리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파괴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예술 분야 종사자 수천 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생업 문제에 대한 재정 지원을 요구하며 행진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정부와 지도자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하락하고 공포감은 증폭되면서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고 11월 2일 보도했다.

외신은 특히 일부 음모론자와 개인 권리의 침해를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들이 나섰던 1차 봉쇄 당시 시위와 달리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 등 생존권 보장을 외치는 일반 시민을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한데 충분히 이행되지 않은 데다 감염자 폭증에 대응하는 추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대중의 분노가 일부 저항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

연결 포인트 1
WHO 수장까지 자가 격리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가운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11월 1일 트위터에 자신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과 밀접 접촉한 것이 확인됐다”며 “몸 상태는 좋고 아직 증상은 없으나 WHO 절차에 따라 며칠간 자가 격리하며 집에서 업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보건 당국의 지침을 따라야만, 코로나19 감염의 사슬을 끊고 바이러스를 억제해 의료 체계를 보호할 수 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다만 그는 자신이 접촉한 확진자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WH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는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11월 2일부터 11월 29일까지 부분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차기 WHO 사무총장 선거가 최소 한 달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부산항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수출입 화물이 처리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수출입 화물이 처리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결 포인트 2
한국 수출 리스크도 증가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한국의 수출 리스크 역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10월 일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하면서 호실적을 냈음에도 팬데믹 재확산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를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 수출 전망에 대해 “(10월에는) 미국과 유럽에 대한 출하량이 늘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이 지역의 경기 전망이 악화하면서 한국 일부 수출 업체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역시 “유럽 등 한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에서 팬데믹이 재확산하면서 한국 수출 회복이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11월 2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제 반등이 한국 수출에 일부 도움될 수 있으나, 유럽의 봉쇄 조치에 따른 한국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환자에게 형성되는 항체를 확인할 수 있는 수젠텍의 신속진단키트. 사진 수젠텍
코로나19 감염 후 환자에게 형성되는 항체를 확인할 수 있는 수젠텍의 신속진단키트. 사진 수젠텍

연결 포인트 3
진단 키트 수출액 1조원 돌파

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제약 회사의 진단 키트 수출이 활발해지며 ‘코로나19 특수’로 주목받고 있다.

수젠텍은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와 인플루엔자(독감) 진단키트 등 진단키트 200여만 개를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한다고 11월 3일 밝혔다.

독일 소재 다국적 진단 기기 회사인 다이아시스와 비독점 공급 계약을 한 수젠텍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체외진단 전문업체 휴마시스 역시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 2만5000개를 스위스 취리히 소재 체외진단 의료 기기 전문회사에 납품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월 3일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금액이 약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체외진단키트 전체 수출액(4855억원)보다 1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새롭게 창출된 수출 규모”라며 “연말까지 2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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