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는 불면증 치료제가 아니다. 단지 잠을 재워줄 뿐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다.
수면제는 불면증 치료제가 아니다. 단지 잠을 재워줄 뿐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다.

불면증은 △수면에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 △일 2회 이상의 잦은 각성 △원치 않는 시간에 일어나는 경우 등의 증상을 말한다. 불면증은 의식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는 질병이다. 불면증은 4주 이상 지속하면 만성화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불면증으로 이런 심각한 상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원인을 바로 알아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정신적 긴장과 불안, 소음, 잠자리 변화, 시차 적응 등으로 일시적 불면을 경험하는 일이 있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수면리듬치료와 약물치료 등으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면 자칫 병을 키울 수 있다.

자신은 불면증으로 인식하지만, 불면증이 아닌 경우도 빈번하다. 대표적인 질환이 하지불안증후군이다. 자기 전 다리가 불편해지면서 수면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워지고, 수면 중에도 계속 사지를 움직이게 되면서 숙면이 어려워진다. 이런 증상을 불면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계속되면 실제로 불면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도 불면증으로 오인된다. 수면 중 호흡이 불편해지면 뇌는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면을 방해한다. 수면 중 호흡이 떨어지면, 잠에서 깨는 뇌파를 내보내는 것이다. 증상이 계속되면 불면증으로 발전한다. 이 경우 양압기치료를 통해 호흡이 개선되면 불면증도 자연스럽게 극복될 수 있다.


심리적 문제는 인지행동 치료 효과적

이렇듯 불면증은 원인별로 치료를 달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수면장애 치료는 질환에 따라 수술적 처치와 양압기치료, 심리치료, 빛치료 등 환자 개개인에게 알맞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 특히 불면증의 경우 심리적인 것인지 아닌지를 감별해야 하고,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증상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약물치료, 심리치료, 행동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있어 수면장애 치료와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 불면증의 원인이 심리적인 것인지, 신체적인 것인지를 구분해 내야 하는 것이다.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불면증 치료에는 인지행동치료가 최선의 치료법이다.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불면증을 유발하는 높은 각성상태를 조절하기 위해 인지치료를 통해 역기능적 사고(수면과 관련한 비합리적 생각들)를 보다 합리적인 사고로 바꾼다. 또 다양한 행동치료 기법들을 통해 대안적인 행동을 학습시킨다. 개인·집단 치료가 있으며 상담과 대화가 주 내용을 이룬다.

단기간 수면리듬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빛치료가 좋다. 아침에 강한 빛에 노출하게 해 수면리듬을 맞춰주는 치료법이다. 예를 들어 오후 11시에 잠자기를 바란다면, 오전 8시에 빛에 노출하면 된다. 아침에 2000룩스(lux) 이상의 강한 빛에 30분 이상 노출되면, 15시간 뒤에 잠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의 경우 수면제 남용을 조심해야 한다. 수면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단지 잠을 재워줄 뿐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다.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수면의 질이 낮다고 무작정 수면제에 의존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불면증도 질환이다. 치료하면 나아진다.


▒ 한진규
고려대 의대, 한국수면학회 이사,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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