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20i 럭셔리 트림 전면.  사진 고성민 기자
BMW 320i 럭셔리 트림 전면. 사진 고성민 기자

BMW 3시리즈는 1975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1550만 대 이상 판매된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엔트리(접근이 쉬운 상품)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로 불리며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다. BMW 3시리즈는 가솔린 모델 320i와 M340i, 디젤 모델 320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320e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BMW 320i는 엔트리급인 3시리즈 가운데서도 최저가(M 스포츠 트림 5680만원)다. BMW 전체 차종을 둘러봐도 320i보다 저렴한 모델이 별로 없다. 입문용 수입차로 많이 찾는 이유다.

6월 14일 320i를 타고 서울역 인근에서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까지 왕복 약 110㎞를 달렸다. 드라이빙센터에 도착해선 이 차를 타고 트랙도 달려봤다. 공도 주행은 320i 럭셔리 트림, 트랙 주행은 320i M 스포츠 트림을 운전했다. 두 트림은 엔진과 변속기 등 주요 제원이 같고 시트와 서스펜션, 휠 규격, 앞 범퍼 디자인 등 일부만 다르다. 이날 도로와 트랙 양쪽에서 느껴본 320i는 준중형 세단의 대중성에 ‘달릴 땐 달리는’ 본능을 더한 모습이었다.

1 BMW 320i 럭셔리 트림 실내. 2 BMW 320i M 스포츠 트림 전·측면. 고성민 기자·BMW코리아
1 BMW 320i 럭셔리 트림 실내. 2 BMW 320i M 스포츠 트림 전·측면. 사진 고성민 기자·BMW코리아

외관부터 살펴보면, 320i는 전장(차 길이) 4710㎜, 전폭(차의 폭) 1825㎜, 전고(차 높이) 1435㎜다. 현대차 아반떼(전장 4650㎜, 전폭 1825㎜, 전고 1420㎜)보다 약간 크다. 전면의 키드니 그릴은 BMW의 요즘 신차들처럼 과감하게 크지 않고 적당하다. 측면은 스포츠 세단다운 날렵한 모습이고, 후면은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배치된 두 개의 투박한 머플러가 주행감을 강조한다.

320i의 힘은 그렇게 강력하지 않다. 320i는 2.0L 4기통 가솔린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30.6㎏·m의 성능을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1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트랙에서 풀 액셀로 급가속해 보니, 320i는 시속 80㎞까지 비교적 빠르게 도달했지만 이후 시속 100㎞까지는 눈에 띄게 더디게 가속했다.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공도 주행에선 가속 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320i는 한두 단씩 변속하는 일상적인 주행에선 경쾌하게 가속했다. 변속감에 군더더기가 없어 변속기(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엔진의 호흡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울러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할 수 있고, 스티어링 휠(운전대) 뒤에 패들 시프트(핸들 양쪽에 장착된 기어 변속 패들)가 있어 운전자에게 ‘달리는 맛’을 준다.

320i의 시트감은 럭셔리 트림과 M 스포츠 트림 모두 안락함보다 스포츠 성향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듯했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비교하면 노면이 좀 더 느껴지는 편이다. 액셀을 밟으며 운전하는 재미를 중시한다면 320i, 세단의 안락함을 조금 더 중시한다면 벤츠 C클래스가 적절해 보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올해 1~5월 신차 등록 건수 자료에 따르면, 대형 세단에선 벤츠 S클래스(5460대)가 BMW 7시리즈(1220대)보다 우세한 반면 준중형 세단에선 BMW 3시리즈(2844대)가 벤츠 C클래스(1693대)보다 잘나간다. 커브 구간에선 후륜구동의 맛이 느껴진다. BMW드라이빙센터에서 320i를 타고 고깔을 지그재그로 피하는 슬라럼 코스를 주행해 보니, 민첩한 조향 반응이 돋보였다. 연속 급커브를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손쉽게 해내 ‘차가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320i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포함한 디지털 계기판을 장착했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지원한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경고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시스템, 막다른 골목 같은 제한된 공간에 진입했을 때 최대 50m까지 차량이 자동으로 왔던 길을 거슬러 탈출하는 후진 어시스턴트 등도 적용돼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실제 강변북로 정체 구간에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주행해 보니 차가 스스로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두고 주행해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줬다.

320i는 화이트, 블루, 오렌지, 브론즈, 라일락, 그린 등 6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트’ 조명으로 실내를 꾸밀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연결해 T맵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전 모델 대비 차체는 약간 넓지만, 준중형 세단의 한계로 뒷줄의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연비는 복합 기준 11.0㎞/L다. 도심 연비는 9.7㎞/L, 고속도로 연비는 13.1㎞/L다.

320i는 M 스포츠 트림이 5680만원, 럭셔리 트림이 5730만원이다. M 스포츠 트림과 럭셔리 트림은 특화 지점이 서로 다르다. M 스포츠 트림은 시트와 타이어를 특화했다. 신세틱과 알칸타라 소재의 스포츠 시트를 탑재했고, 서스펜션도 이에 맞게 ‘M 스포츠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앞 타이어는 225/45R 18인치, 뒤 타이어는 255/40R 18인치로 앞뒤 타이어의 사이즈가 다르다. 럭셔리 트림은 내부 인테리어에 가죽을 도입했다. 버내스카 가죽 소재 시트로 일반(스탠더드) 서스펜션을 적용했고, 신세틱 대시보드와 앞뒷줄에 열선시트를 탑재했다. 타이어는 앞뒤 모두 225/45R 18인치 규격이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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