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6월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 화상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6월 29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 화상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올해 8월부터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타링크(Starlink)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6월 29일(이하 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의 기조연설자로 등장해 스페이스X가 6년 넘게 준비해온 스타링크 서비스의 시작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300~1000㎞)에 소형 통신위성 1만2000기를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머스크는 스타링크에 최대 300억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도 했다.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로 꼽히는 MWC는 그 명성을 과시하려는 듯 언제 어디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머스크를 기조연설 무대에 올렸다. 그런데 이날 머스크가 선 무대는 바르셀로나 현지에 마련된 오프라인 행사장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화상 연결을 통한 온라인 무대였다. 1년 넘게 지속 중인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의 여파로 반쪽짜리 축제가 돼 버린 MWC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MWC는 매년 2월 개최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한 2020년 2월에는 열리지 않았다. 이 행사가 시작된 1987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행사 취소를 알리며 수억원에 이르는 참가비를 기업에 돌려주지 않는 대신 2021년 MWC 참가비를 면제하겠다고 했다. 이후 GSMA는 “2020년 참가비를 더 연장이나 환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발표로 올해 행사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WC 상하이 2021’도 GSMA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 MWC 2021의 주제는 ‘커넥티드 임팩트’였다. GSMA는 머스크뿐 아니라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사장 등을 기조연설자 리스트에 올렸다. 존 호프먼 GSMA CEO는 “직접 얼굴을 보면서 관계를 맺는 일보다 좋은 건 없다. (스페인 박람회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집단적 열망이 있다는 사실에 고무돼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GSMA의 이런 노력에도 글로벌 주요 기업의 호응은 뜨뜻미지근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인데, 무리해서 스페인에 전시 부스를 차리고 출장단을 꾸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칫 행사 참가 후 확진자라도 나오면 사회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계산도 깔렸다. 오라클·노키아·에릭슨 등 굵직한 ICT 기업이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히고 GSMA에 묶여 있던 참가비를 날렸다.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꾸준히 개근 도장을 찍어온 MWC를 포기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MWC 개막일인 6월 28일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버추얼 이벤트’를 열었다.


MWC 2021 행사장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소. 사진 AP연합
MWC 2021 행사장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소.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1
“바이러스 재확산?” 델타 변이 활개 치는 유럽

MWC 2021이 열린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 곳곳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보면 기업들의 불참 통보가 이해될 수밖에 없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여전한데,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인도 변이)까지 들이닥쳐 유럽 전역을 긴장하게 하고 있어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 변이 바이러스(영국 변이)보다 전파력이 40% 이상 센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영국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스페인 신규 확진자의 20% 이상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웃 포르투갈의 경우 신규 확진자의 절반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습격당했다.

6월 11일부터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가 코로나19 감염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는 점도 기업의 유럽 출장을 망설이게 한 배경이다.


MWC 2021 관람객들이 화웨이 전시장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MWC 2021 관람객들이 화웨이 전시장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연결 포인트 2
대형 부스로 존재감 과시… 반쪽 행사 살린 화웨이

기술력 홍보 대신 안전을 택한 기업들의 잇단 불참에 맥이 빠진 MWC 2021을 그나마 살린 건 중국이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 2월 MWC 상하이 2021에 이어 이번 스페인 행사에서도 주축 업체로 얼굴을 내밀었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1에 불참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번 MWC 기간에 화웨이는 ‘미래를 밝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초대형 부스를 차렸다. 6월 29일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라이언 딩 사장은 화웨이의 주요 매출처인 유럽 5G 시장을 의식한 듯 자사의 5G 장비와 관련 솔루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5G는 20개 이상의 산업군에서 1000개가 넘는 프로젝트에 적용돼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주력 분야이던 스마트폰 사업이 2019년 이후 난항을 겪고 있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CX실장(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CX실장(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연결 포인트 3
“애플 워치 잡아라” 갤럭시 워치4 신무기 선보인 삼성전자

비록 오프라인 행사에는 불참했지만,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온라인을 통해 흥미로운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MWC 개막일인 6월 28일 ‘원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워치’를 공개했다.

구글과 공동 개발 중인 신규 통합 플랫폼에 적용된 원 UI 워치는 사용자가 갤럭시 워치와 호환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새로 설치하면, 자동으로 갤럭시 워치에도 다운로드되는 특징이 있다. 또 스마트폰이나 갤럭시 워치 중 한 개 기기에서 앱 설정을 변경하면 연동된 다른 기기에서도 곧장 똑같이 반영된다.

원 UI 워치는 차세대 갤럭시 워치(갤럭시 워치4)에 탑재될 예정이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CX실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모바일 혁신에 대한 오랜 전문성과 개방형 에코 시스템 기반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의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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